마지막화 – 나는 그녀를 잊었다. 그런데 그녀는.. 날 잊지 않았다
- 가자오피
- 5월 4일
- 2분 분량
그날 이후, 나는 모든 걸 끊었다.
예약도, 연락도, 생각조차 안 하려 했다.
폰에 저장된 그녀 이름은 ‘X’로 바꾸고 카톡은 알림 꺼두고 마음은 얼려뒀다.
그런데 이상하게 다른 여자를 만나도, 다른 데를 가도 그 방이 계속 떠올랐다.
그녀만의 속삭임, 그 눈빛, 그 손끝...
그리고 마지막 그 웃음 “우리 오빠 또 착각했죠?”
그건 단순한 모욕이 아니었다.
그건 내 감정을 갖고 놀 수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었다.
그리고 어느 밤, 01:14AM
잠들기 직전 폰에 불이 들어왔다.
‘잘 지내요, 오빠?’
보낸 사람: X
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.
읽지 않으려 했지만손이 먼저 움직였다.
“그날… 미안했어요. 사실, 오빠한테 말 못 한 게 있어요.”
나는 그 메시지를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.
그리고 결국,답장을 보냈다.
‘뭔데.’
그녀는 나를 다시 불렀다
오피가 아닌 밖에서.
“우리, 맥주 한 잔 어때요? 오늘은 손님 말고, 그냥 남자로.”
말이 너무 무서웠다. 그 말이 사실이면 내가 다시 빠질 게 뻔했기 때문에.
하지만 나는 이미 망가져 있었다. 그래서 간다.
그녀는 평범한 옷을 입고 있었다
오피에서 처음 만난 날보다 오늘이 더 야해 보였다.
왜냐하면 진짜 그녀 같았기 때문에.
긴 생머리, 맨얼굴, 후드티, 청바지. 그런데 눈빛은 똑같았다.
그리고 그 눈빛이 말하고 있었다.
“나 오늘도 오빠 무너뜨릴 거예요.”
진짜 그녀의 이야기
술이 반 쯤 들어가고 그녀가 입을 열었다.
“오빠는 몰랐겠지만… 나 원래 그렇게까지 안 해요.
손님한테 그런 문자도 안 보내고, 그런 말도 안 해.”
나는 말없이 들었다. 그녀는 고개를 들지 않고, 잔만 돌렸다.
“근데 오빠는… 좀 달랐어요.
처음엔 그냥 착한 사람이라 생각했는데,어느 순간부터… 내가 무서워졌어요.”
“왜?”
“오빠한테 나도 뭔가 느낀 것 같아서. 근데, 내가 감정 가져버리면 끝이라서.”
그 순간,내가 진짜 망가졌다.
우리는 그날,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
서로를 안지도 않았고 입도 맞추지 않았다.
그저 맥주를 마시고,침묵을 나눴고,마지막엔 그녀가 먼저 일어났다.
“나 이제 진짜 마지막이에요.
다신 연락 안 할게요. 오빠는… 이런 데 있으면 안 될 사람이라서.”
그리고 그녀는 돌아섰다.
나는, 그 뒷모습을 오래 붙잡고 있었다.
지금도, 그 방엔 불이 켜져 있다
가끔 밤에 지나가다 보면 그 관리실에 불이 켜져 있다.
누군가는 그 안에 있을 것이고,누군가는 나처럼… 똑같이 무너지고 있을지도 모른다.
하지만 이제,나는 그 방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다.
왜냐하면 그 방엔 아직도 그녀의 온기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.
그리고 나는, 아직도 그게 잊히지 않으니까.
끝, 혹은… 시작
‘잘 지내요, 오빠?’
그 문자가 내게 마지막이었다고 믿고 싶다.
하지만 만약,그녀에게 또 연락이 온다면
나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
또다시, 무너질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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